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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이 되려고 한다

이 글은 2021년 희망장학금 선정자 이유진 완치자의 에세이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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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지루한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길고 지루한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나는 중학교에 갓 입학한 14살 신입생이었다.
학교생활에 막 적응할 무렵 끔찍한 두통과 복시 증상,
그리고 구역질, 구토의 증상을 겪게 되었다.
동네 내과에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장염’이라 진단했지만,
두통은 멈추지 않았다. 1달이 넘도록 지속한 두통으로
대학병원에 방문하였고 뇌압을 낮추는 수술을 시작으로
길고 지루한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가장 간절했던 학교생활

가장 간절했던 학교생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고통스러웠다. 치료가 모두 끝나고 유지단계로
들어가기까지 1년이 훌쩍 넘어있었다. 치료 중에 가장 간절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 가는 것이었다. 날 서 있는 머리카락의 까슬까슬한
촉감을 감추기 위해 레고 인형머리 같은 단발 가발을 쓰고 1년 만에 학교에
가게 되었다. 누구라도 한눈에 가발임을 알아볼 정도로 티가 났지만
창피함을 무릅쓸 만큼 학교에 가고 싶어서 주위의 시선을 견뎌내고
무사히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졸업에만 신경 썼던 탓일까.
고등학교에서 진도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치료 후유증으로
평생 호르몬 약을 4가지나 먹어야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영어 과목을 중심으로 입시전략을 다시 짰고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인생에서 처음 밟은 캠퍼스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암 투병을 하던 내가
대학을 왔다는 것이 무엇보다 뿌듯했다. 하지만 그 기쁨은 1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성적에 맞춰 오느라 나의 꿈과 관심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졸업 학기가 되어서야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 생에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려보았다.
언뜻 암센터에서 치료받으며 병동 동생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던 순간이
기억났다. 그리고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격려해주던 순간이 떠올랐다.
‘암도 이겨내고 대학에 올 만큼 열심히 살았는데, 간호사를 해볼까?’
병원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실제로 암 치료를 받은 사람으로서
의료영역에서 환자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간호학과 편입을 축하드립니다!

간호학과 편입을 축하드립니다!

‘연세대학교 간호학과 편입을 축하드립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이 문구를 보았을 때의 전율을 잊을 수 없다.
암센터에서 처음으로 박박 민머리를 손으로 더듬어 보았을 때의
그 선명함과 같았다. 내가 세운 목표를 성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암환자로서의 기억에서 비롯된 절실함이었다.
사람들은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것을 축하하지만, 사실 간호학과에
왔다는 사실이 더욱더 나를 흥분하게 했다. 암 환자들에게
나만의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간호학과 편입을 축하드립니다!

내가 해봤거든,
그러니까 희망을 가져도 돼

2021년 1학기에 처음으로 병동 실습을 나가보았다.
어린 시절 나는 환자였지만, 지금은 의료인으로서 병원에 존재한다.
그 사실은 동기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병원을 바라보게 한다.
갓 실습을 나가 분위기 파악 정도 하는 학생간호사이지만,
임상에서 간호사로서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그 날을 꿈꾼다.
그래서 언젠가 종양전문 간호사가 되어 암 병동에 근무하게 되면,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소아암 환자를 만난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머리카락은 정말 금세 자란다?
내가 머리 밀어봤거든, 항암도 해봤고.
그러니까 희망을 가져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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