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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영수증의 숫자 여덟 자리
고작 종이와 숫자인데 그게 뭐라고


여느 때와 달리 아이는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자주 보챘으며, 왜인지 모르게 멍이 자꾸 생겼다.

며칠째 떨어지지 않는 열에 급하게 달려간 응급실,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와 시시각각 바쁘게 움직이는 차가운 병원 복도에서 대기하며
잠시 잠든 아이의 곁에서 부모인 우리는 '아이의 열이 잡힌다면 한숨 돌릴 겸
내일 드라이브라도 짧게 다녀올까'라며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혈병이 의심됩니다. 정밀 검사를 진행하겠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문장을 들은 이후 엄마인 나와 아빠는 슬퍼할 찰나도 없이 아이의 치료에만,
아니 치료를 위해서만 하루가 흘러갔다. 본격적인 항암치료가 시작되었고,
1차, 2차,..5차, 치료를 거듭해 가며 우리 가족에겐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아이는 전신 항암을 하느라 체중이 절반이 되었고,
맞벌이 부부였던 우리는 외벌이 가족으로 바뀌었다.

아이 방을 만들어 주고 싶어 이사를 위해 열심히 월급을 모으던 엄마인 나는
아이를 간병하기 위해 잠시 직장을 내려놓게 되었고,
아빠는 평일에는 회사로 주말에는 아이 간병을 위하여 병원으로 쉼 없이 출근하게 되었다.

생활비와 더불어 매주, 매달 지출되는 병원비는 숫자 여덟 개로 우리에게 빠짐없이 찾아왔다.
영수증 종이와 숫자일 뿐인데, 우리는 아이만 나으면, 완치하면 되는 건데.
그게 뭐라고. 영수증의 금액은 차츰 무겁게 그리고 커다랗게 우리 가족에게 다가왔다.
치료비 영수증을 받아볼 때마다 한숨이 먼저 우리 가족을 덮치게 되었다.
아픈 아이보다 병원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현실이 부모인 우리의 마음을 너무 아리게 했다.

재단의 경제적 지원을 받은 소아암 가족의 인터뷰 중 일부 발췌 -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서는
2~3년간의 소아암 치료를 받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마주하는 가족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1년에 최대 6천만 원까지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치료 과정에 따라,
사용 약제에 따라 1분기 만에
지원금을 모두 소진한 어린이 가족도 있습니다.
재단의 치료비 지원은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2022년 대비 2023년 지원 금액이
35.9% 증가하였습니다.

소아암 어린이 가족이
아이의 치료와 건강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서는
연중 지속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병원 밖으로 나와
가족과 함께 웃으며 내일의 햇살을 만날 수 있도록
소아암 어린이들의 건강과 희망을 함께 지켜주세요.
소아암 환아 치료비 모금
“우리함께 캠페인”에 동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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