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완치자활동가와 소아암 어린이가 함께한 ‘완소한 하루’
모두에게 선물 같은 하루였다. 경험한 만큼, 받은 만큼 사랑을 돌려주려는 완치자활동가와 모처럼의 바깥나들이에 마냥 신나는 소아암 어린이들.
그들이 함께한 3시간 30분의 동행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경험과 꿈을 공유한 그들의 행복한 시간, 완소한 하루를 따라 가본다.
"어떤 어린이와 짝이 될지 설레요."
"저 지각할까 봐 일산에서 택시 타고 왔어요. 택시비요? 안 아까워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 자리한 서울상상나라 1층. 10명의 청년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은 긴장한 표정들이다. 이윽고 아이들이 한두 명씩
도착하자 짝꿍 언니, 형들은 어린이들을 향해 뛰쳐나간다. 그리고 허리를 낮춰 이름표를 붙여주곤, 이내 두 손을 꼭 잡는다.
완치자활동가들이 소아암 어린이들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완소한 하루’. 그 아름다운 시간은 짝꿍 찾기와 따스한 손잡음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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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한 하루'의 재미
"형, 저 여기 유치원 때 오고 3년 만에 온 거예요."
"누나, 난 처음 왔는데 너무 재밌어요. 같이 퍼즐 맞춰요."
"제가 히어로가 되어 하늘을 나는 것 같아요. 아빠 보여드리게 사진
좀 멋지게 찍어주세요."
드디어 서울상상나라 입장, 1층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짝꿍과 맞잡은 손을 뿌리치고 저마다 마음이 동하는 체험공간을 향해 뛰어간다. 서운할 법도 한데,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완치자활동가의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누가 저 아이들을 아픈 아이들로 볼까? 아이들은 그간 못한 체험을 몰아서 하듯,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며 상상나라를 즐긴다. 오히려 함께하는 20대 완치자활동가들이 지쳐 보인다. 같은 시각. 보호자들에겐 잠시 힐링 타임이 주어진다. 아이가 아프면, 가족 모두가 아프다. 짧다면 짧은 3시간 30분이 보호자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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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한 하루'의 재미
"형은 어디가 아팠어요? 전 여기 다리가 아팠어요."
"누나는 병원 생활이 어땠어요. 전 학교 친구들이 무지 보고 싶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투병 생활이 삶의 걸림돌이 아니라 긍정적인 디딤돌이
된 것 같아. 너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완소한 하루'는 재미로만 채워지지는 않았다. 재미와 재미 사이, 의미 있는 대화들이
오갔다. 체험 중에도, 잠시 이동하는 순간에도, 완치자활동가와 소아암 어린이들은 그들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속삭였다. 몸속을 보여주는 X선 체험공간에서는 서로의 투병 부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휠체어를 타보는 장애체험 공간에서는 병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보따리가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