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나음소아암센터에 막 도착한 직원들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연신 훔쳤다.
치료비 전달을 위해 센터에 방문하던 차, 손 소독제와 마스크가 한가득 담긴 박스도
함께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수원에서부터 서울까지 먼 길을 달려오느라
지칠 만도 하지만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그들의 표정이 밝다.
삼성전자로지텍은 삼성전자의 종합 물류 관리 대행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생산제품 및 자재를 조달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재단과는 2013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동안 삼성전자로지텍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받은 환아들도 서른 명에 이른다.
지난 5월 26일 서울나음소아암센터에서는 삼성전자로지텍의 올해 첫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를 통해 사내 임직원 협의체인 ‘한우리협의회’의 위원들과 사회공헌 담당자를 만나
삼성전자로지텍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먼저 각자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임직원 500여 명을 대표하고 있는 한우리협의회의 대표위원 유재학입니다.
올해 1월 1일부로 대표 위원직을 맡게 되어서 재단에는 처음으로 방문해보네요.
저는 인사팀에서 조직 활성화와 사회공헌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하미래입니다.
사내 사회공헌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하고 있고요, 오늘처럼 임직원들의 참여가
필요한 경우 한우리협의회와 함께 활동하기도 합니다.
저도 한우리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현제 위원입니다.
저도 센터 방문은 처음인데 직접 와서 소아암 치료 과정 중에 있는
환아 부모님의 인터뷰 영상도 보고하니까 뭉클함이 더욱 크게 느껴지네요.
대표위원님께서는 500명의 직원을 대표하는 활동을 하고 계시다니
어깨가 많이 무거우시겠어요. 한우리협의회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회사에서 제도를 조직하거나 개선하는 활동을 할 때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경영진과 논의를 하는 것들을 하고요. 작게는 직원들의 개별 고충을 듣고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유관 부서에 내용을 전달하고 변화를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같은 사회공헌활동은 회사에서 전체적인 틀을 정해 이끄는 일이지만 임직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활동이기에 협의회 위원들이 같이 참석했습니다.
삼성전자로지텍에서는 그동안 치료비로 총 3억 6천여만 원을 후원해 주셨는데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서 이러한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회사의 지원도 일부 있지만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기반이 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급여 중 일부를 기부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후원 신청을 받고 있는데요 5천 원, 1만 원, 2만 원 중에서
금액을 선택할 수 있어요. 매월 급여에서 기부 금액을 공제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인 참여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아요. 현재는 전체 임직원의 86.3%인 430명이
모금에 참여하고 있고요. 대표님과 경영진은 100%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2014년 1월에 입사했는데요. 입사 때부터 인사팀을 통해서
이런 종류의 사회공헌사업이 있다는 걸 소개받았었고, 소액이지만 기부를 꾸준히 해 왔었어요.
그래서 저에게는 아픈 어린이들 돕는 일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후원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임직원들이 완전히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휴직 후 복직을 할 때도
후원을 재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리고 방법이 편리한 것도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어디에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도 그 마음이 들었을 때 찾아보지 않으면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신청하기도 편하고, 월급에서 자동으로 제해지기에
방법도 편하고, 금액이 많진 않더라도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사내 전체 게시판에 한 번씩 글이 올라오거든요. 감사 편지들을 보면 내가 하는 후원이
생명과 연결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함도 느껴지더라고요. 그러한 뿌듯함이
지금까지 임직원들이 후원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가게 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제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자면 원래 1만 원씩 후원을 하고 있었다가 출산을 하고 복직을 하면서
2만 원으로 바로 증액을 했어요. 아이를 낳아보니까 부모의 마음으로
소아암 어린이들을 보게 되더라고요. 망설임 없이 바로 증액을 했죠.
소아암 어린이 치료비 지원 이외에 또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나요?
지역사회, 1사 1촌, 그리고 난치병 어린이 후원이라는 세 가지 기조를 가지고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경우, 저소득층 가정에 생필품 박스를 만들어 자택으로 배송하는 ‘사랑의 바구니’ 사업을
꾸준히 진행했었고,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광고홍보물(사이니지)’ 설치,
취약계층 가전기기 지원 사업, 저소득 가정 청소년 교육비 지원을 위한 임직원 ‘사랑의 바자회’ 등
다양한 활동을 새롭게 추진해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1사 1촌의 경우에는 ‘충북 보은군 천남 3리’와
자매결연을 체결해 농번기 일손 돕기, 농산물 직거래장터, 임직원 사과나무 분양,
사랑의 김장담그기 봉사활동 등의 다양한 교류를 지속하고 있고요.
회사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다른 곳 못지않게 사회공헌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서
이 부분은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끝으로 소아암 어린이 가족 혹은 재단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소아암 진단을 받게 될 때 아이가 받을 충격, 상실감 그리고
부모님들의 심리적인 동요가 얼마나 클지, 아직 부모가 아닌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것 같아요.
저희의 후원이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재단에서 앞으로도 많이 힘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분들의 갈증을 해갈하기 위해서 재단에서
앞으로도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노력해 주시길 바라고요, 저희도 한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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