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의 황금손,
그 이름도 반짝반짝한
'이별님'
후원금 전달을 위해 재단을 방문한 후원자께서 ‘이별님’ 사회복지사를 찾는다. 잠시 뒤, 문을 열어준 사람이 이별님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모습이 왠지 익숙하다.
택배로 후원물품이 도착했다. 택배 상자에 적힌 이름은 ‘이별’ 두 글자. 택배를 받아 든 이별님 사회복지사는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박스를 개봉한다.
이별님! 과연 그는 누구길래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직접 만나 보았다.
남자입니다. 홈페이지, 이메일, 카카오톡 등으로 첫 인연을 맺은 분들이 실제로 저를 만나면 굉장히 당황하실 때가 많아요. 이번 인터뷰 이후부터는 여러분의 당황스러움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요?
제가 대학생 때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2학년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돌아왔을
때였어요. 저희 학교는 팀 제도가 있어 담당 교수님이 같으면 같은 기숙사를 쓰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제 이름이 없는 거예요. ‘아! 이게 무슨 일인가? 내 쉴 곳은 어디인가?’ 괴로움에 휩싸이던 그 순간, 같은 팀 누나한테 전화가 온 거죠.
“별님아! 너 우리 방이다!” ‘!?’ 그래서 짐을 끌고 여자 기숙사로 향했어요. 당당하게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경비아저씨가 깜짝 놀라며 “학생 뭐해? 여기 여자 기숙사야!” 라고 소리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방이 여기예요...”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 맞다! 제 이름이 별님이잖아요? 이게 영어로 발음이 굉장히 어려운가 봐요? 첫 번째 영어수업 때 출석을 부르는데, 교수님 리 븨어냄? 뵬믠? 벼루민? 하면서 방황하시더라고요. 저는 저 부르는 줄도 모르고 ‘아이고, 저 사람은 누군데 첫날부터 안 왔지?’ 생각하고 있는데, 주변 학생들이 빵 터진 거예요. 그래서 교수님이 얼굴이 막 빨개져서 큰 소리로 루드(Rude)! 루드! 외치다가 우셨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다닐 때 전국 독후감 대회가 있었는데, 책 제목이 ‘별님과 조개공주’였어요. 그 날 이후로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저만 보면 그렇게 조개공주를 찾더라고요! 아! 맞다! 그리고 저희 형 이름은 햇님이었거든요? (분량 관계상 줄입니다. 더 듣고 싶다는 독자의견이 접수되면 인터뷰 2탄을 준비하겠습니다.)
물론, 제 스스로 붙인 명칭이라면 굉장히 부담스럽고, 부끄러운 일이겠습니다만...
다른 분들이 저를 좋게 봐주시고 영광스러운 이름을 선물해주신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엔
없는 것 같네요.
제가 청주 사람인데, 서울 여자와 사랑에 빠진 거예요. 사랑하나 믿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서울은 춥고 도도하더라고요. 고시원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이런저런 고생을 좀 하다가 서울의 중심 ‘중구’에 건물을 하나.. 그런데 이런 이야기해도 됩니까? 아니 뭐 불법적인 일은 없는데... 아! 이게 아니라 업무적인 면을 말씀드려야 되는 거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2015년부터 해피빈 모금과 팬클럽 기부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해피빈의 경우, 제가 업무를 맡기 전인 2005~2014년 평균 모금액 대비 22배의 성장을 이루었고, 팬클럽 기부는 소박하게 30배 정도 늘었네요. 제가 손대는 것마다 다 잘 돼서 황금손인가 봐요. (하하) 이 글을 보시고 저를 탐내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의 남은 생은 소아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해 바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모금액 10억을 돌파한 해피빈
재단에 전해진 팬클럽의 따뜻한 사랑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올해 11월, 창립 30주년을 맞습니다. (박수) 저는 소복소복 쌓여온 선배님들의 땀,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후원자들이 만들어준 소중한 유산을 물려받은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운 좋게 그 순간 그 자리에 제가 있었던 거죠.
인터뷰 더 하셔도 되는데, 왠지 급하게 마무리 하시는 느낌이네요. 제가 일하고 있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말이죠. 융통성도 없고, 가끔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수하고, 정직하게 소아암 어린이 가족을 위해 일하는 곳이에요. 제가 굉장히 세속적인 사람인데, 여기에 와서 많은 걸 느끼고 배우며 조금씩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문 닫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려고 합니다. 끝으로 소아암이 완전히 정복되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필요 없는 그 날이 속히 오길 바랍니다. (딸아! 나중에 커서 이 글을 보며 직장이 없어지길 바란다는 아빠의 말에 불안함을 느낄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아무 걱정하지 말거라. 아빠는 부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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