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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윤 인터뷰] 다시는 병 안걸리는 사람, 아주 아주 착한 사람이 될거예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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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윤아! 인터뷰를 좀 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니?"
    "지금 아이들이랑 축구하고 있어서, 이따가 해도 될까요?"
    "이따가? 그 때는 내가 시간이 안되는데…."
    "아, 그렇습니까? 그럼, 지금 당장 합시다."

    수화기 너머 경상도 사나이의 늠름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학교 운동장 친구들과의 축구경기에서 5골을 넣으면서8:5로 팀을 승리로 이끈 주역, 이 씩씩한 14살 청소년에게서 5살 소아암치료를 받는 꼬마 이야기를 듣습니다.


     

    해윤이 이야기

    치료 받던 그 때 기억이요?

    다 기억하죠. 병원에서 아팠던 골수 검사. 검사 받을 때마다 너무 아파서 검사가 끝날 때까지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검사가 끝나면 아파서 온 몸에 힘이 쫙 빠지고, 엄마한테 기대서 축 늘어져 있었어요. 그리고는 간신히 기운을 내 쉼터로 갔지요. 쉼터에서 날마다 약 먹던 일, 맛있는 걸 해내라고 해서 기어코 음식 먹던 일 기억나요.
    힘들었던 일이요?
    김치 못먹는 거, 남들 먹는 아이스크림 못 먹고 우유 얼려 먹으며 속상해 했던 거, 친구들 가는 PC방에 가지 못했던 거, 수영장 가지 못했던 거, 아이들이 나한테 전염된다고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은 거 그런 게 다 힘들고 속상했죠.


    즐거움도 있었어요.
    병원을 계속 가다가 1주일에 한 번, 2주일에 한 번 다니는 횟수가 줄어드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치료 끝나자마자 학교에 갔는데 처음에는 급식을 못 먹었어요. 그런데 2학기가 되면서 급식을 먹게 됐는데, 이제 나도 다른 아이들과 같구나 생각하니 막 뿌듯하고 그랬어요.


    학교요? 유치원도 다녔어요.
    학교 다니기 전에 유치원도 다녔어요. 유치원 때는 치료 받던 때라서 머리 빡빡 깎고 그렇게 다녔는데, 애들이 놀리지는 않았어요. 유치원 장난감 갖고 따로 놀기도 했지만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학교 다닐 때 친구들도 알고 그러잖아요.


    소아암 치료가 지금 저에게
    도움이 된 면이 있어요. 저는 건강에 많이 신경써요. 남들은 상처 나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저는 반창고, 연고 이런 거 챙겨 다니면서 상처가 나면 응급처치를 잘 해요. 병원가기도 좋아하고 남들 무서워 하는 주사 이런 거 하나도 겁이 안나요. 옛날에는 더한 것도 많이 했는데요. 그리고 건강에 더 주의해요.


    저는 지금
    즐겁게 학교 다니고 있어요.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못읽은 책 많이 읽고, 예습복습 잘 하고, 이제 친구들이랑은 2시간만 놀려구요. 의젓해지고, 동생도 잘 챙겨 주고, 엄마 아빠 말씀도 잘 들을 거예요.

    앞으로의 꿈이요?
    저는 제가 음식을 만들어서 남에게 나눠주고 같이 먹는게 너무 좋아요. 앞으로 건강식을 만드는 한식 조리사가 되는게 꿈이에요. 그리고 다시는 병 안걸리는 사람, 아주 아주 착한 사람이 될거예요. 저는 TV에 불우한 아이들이 나오면 너무 안쓰러워서 엄마, 아빠, 동생, 제 핸드폰으로 모두 결제해서 후원해요. 그런데 지금보다 더더 착한 사람이 될거예요.

     

    그리고 소아암치료를 받았던 한사람으로 여러분께 한마디!
    우선 보호자 분께!
    김치 먹고 싶은데 못 먹는 아이 앞에서 김장하고 그러는 일은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와 만나는 모든 분께!
    또 우리가 이 병 걸리고 싶어서 걸린 거 아닌데, 치료하면 낫는 병인데, 특별한 사람처럼 대하지 말고, 아주 똑같이, 똑같이 대해 주세요. 아이들 벌 받을 때, 저도 같이 벌 주시고 그렇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이들아!
    낫는 병이니까 조금만 참고 힘내! 치료받으면 학교도 다니고 친구도 사귀고 그러니까 그런 생각 많이 하고 치료받았으면 좋겠어!



    해윤이 어머니 이야기

    지방에서 서울까지 아이를 데리고 일주일에 몇 번, 한 달에 몇 번 데리고 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아이가 바이러스 감염되고, 열나고, 수치 떨어지고 이럴 때는 저 밑바닥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는 쉼터 생활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내 아이만 아픈 게 아니니까, 서로서로 참고, 배려하는 중에 아이의 성격도 원만해졌어요. 학교생활도 그래서 잘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쉼터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서로 같은 처지이니까 위로해 주고, 같이 기뻐해 주고…. 지금 생각하면 가족보다 더 마음의지하고 고마웠던 사람들이에요.
    치료받으면서 둘째 아이는 여러 집을 전전하면서 지냈어요. 해윤이 치료가 모두 끝나고 집에 돌아가서 아이를 함께 기르는데, 둘째 아이는 그동안 부족한 엄마 손길 때문인지 무엇이든지 오빠랑 똑같이 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정말 힘들었지만 똑같이 해줬어요. 아이가 해달라는 건 뭐든지 해주려고 했지요. 지금 다른 사람들이 보면 모두 야무지고 똑소리 난다고 해요. 아이가 잘 커줘서 고맙지요.
    아이들이 치료받을 때, 부모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부모들을 위한 가족상담 이런 게 있으며 좋겠어요. 그리고 부모들이 속으로만 힘들어하지 말고 이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받아서 도움을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엄마들 치료 중에 쉽지 않겠지만,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틈틈이 휴식을 가지세요! 하루 이틀에 끝나는게 아니니까요! 모든 보호자들 아자! 아자! 아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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