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소식
재단의 모든 소식 및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나눔이야기
  • ‘내일의 나’를 위해 파이팅! - 안지애 완치자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4.12.18
  • 650_안지애

    안녕하세요. 안지애입니다. 남들보다 특별한 경험이 있거나 뛰어난 글솜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이야기가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24살의 대학원생입니다. 학부에서는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이번 학기부터는 대학원에서 환경관련 공부를 하고 있어요. 2004년 5월에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2007년 12월까지 3년이 조금 넘게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과정은 부작용으로 인해 항암치료가 중단, 지연되는 등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께는 치료과정 중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보다는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저만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저는 입원치료 기간이 굉장히 긴 편이었기 때문에, 몸이 아플 땐 당연히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을 때의 병동은 즐거울 것이 하나도 없는 공간이었어요. 당장 몸이 아프니까 생각이 없어지고, 치료를 한다고 해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으니 불안하고, 또래들과 달리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있어 우울하고.... 하지만 다행히도 저는 사람을 좋아해서, 같은 병동의 어린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고 주치의 선생님이나 간호사 선생님들과도 친하게 지냈어요. 그땐 그저 좋아서 그렇게 했을 뿐이지만 지금 돌아보면 힘들다고 쳐져 있지 않고, 나름대로 병원생활을 즐겼던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조용한 친구들, 혼자 있는 게 편한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당연히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데 이러한 방식을 강요할 수는 없겠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친구들도 조금이라도 아픔을 덜어낼 수 있을만한,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서 그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음악을 듣고, 책도 많이 읽고, 따분할 땐 퍼즐도 맞추고 지냈답니다.

    저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것이 큰 걱정 중 하나였어요. 나중에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 뒤쳐지지는 않을까, 이렇게 약을 쓰다가 바보가 되면 어쩌나.... 지금 돌이켜보면 맘 편히 치료나 받을 걸 그랬다 싶지만 그 땐 굉장히 진지했고, 또 한편으로는 그런 마음이 의지를 굳건히 해줘 치료에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때문에 친구들과 같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걱정보다는 기쁨이 컸던 것 같아요.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인터넷 강의가 아니라 직접 선생님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아직 생각이 다 자라지 못한 너무 어린 친구들이 아니라면) 아픈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따돌리지 않아요. 물론 처음에는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무심코 던진 말로 상처를 줄 수도 있겠지만, 서로를 잘 알게 되면 오히려 잘 챙겨주고 나중에는 나를 환자라고도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용기를 내서 다가가보세요. 좋은 친구는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답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저는 대학원에서 환경 관련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제 또래 누구나가 그런 것처럼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결정을 내린 뒤 지금도 공부는 어렵고 일은 힘들어요. 하지만 종종 옛날 생각이 날 때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떠오를 때면 지금 이렇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최선을 다해 살고 그만큼 가치 있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럼 제 자신과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고 치료중인 다른 친구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더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저 역시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치료받을 때의 아픔에 무뎌지고 잊게 되어 글을 적으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조금 듭니다. 제가 하는 말들이 지금 치료중인 친구들에게는 번지르르하게만 들리고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다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여러분에게 주어진 상황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힘든 시간이니까 그걸 인정하고, 나는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잘 될 거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거예요. 내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 하지 말고 힘들면 힘든 대로, 조금 컨디션이 괜찮을 땐 또 그걸 즐기면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채우세요. 우리 무너지지 말고요! 우리 모두 파이팅!!

    - 완치자 이야기에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분은 재단으로 연락주세요. (cancer@kclf.org, 02-766-7671)

댓글
닫기버튼

개인정보 수집 및 사용에 관한 동의
본 재단은 웹진(뉴스레터) 신청에 관하여 개인정보를 수집 및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 또는 조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4조에 의거 신청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신청자 본인에게 아래와 같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요청합니다.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 목적 · 웹진(뉴스레터) 발송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할
개인정보 항목
· 개인식별정보 : 성명, 연락처 등 고유식별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위 개인정보는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일로부터 위 이용목적을 위해 보유(사용)됩니다. 다만 기부자 본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원처리 및 사례관리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보유(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의를 거부할 권리와
거부에 관한 불이익
위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에 대하여 거부할 수 있으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웹진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수집(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