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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
  • 흔들리며 피는 꽃 - 박다혜 완치자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5.06.18
  • 흔들리며 피는 꽃

    완치자박다혜박다혜

    1997년생

    2001년 4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

    2003년 6월 치료종결

    2015년 현재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재학 중

     

     

    어느 날 재단으로 한 통의 이메일이 왔습니다.

    “제가 살아난 것 자체가 어찌 보면 기적이지만, 그 기적도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많은 어린 환자들과 그 가족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치료 중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스스로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당차고 멋진 소녀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박다혜라고 합니다. 백혈병 완치자의 한 사람으로서 환아와 가족분들께 작은 희망이나마 전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5살 때부터 7살 때까지, 3년 동안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백혈병이 뭔지도 모를 나이였고, 처음엔 다리가 계속 아프고 감기가 낫지 않는 것뿐인데 왜 계속 병원에 있어야 하는지 궁금할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매일매일 링겔을 맞고 있어야 하는 것도, 이제 혈관도 잡히지 않는다는데 또 어딘가를 주사바늘로 찌르는 것에도 지쳤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아프기 전엔 길었던 머리를 밀어야 했고, 마음대로 밖에 나가거나 유치원에서,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지 못하는 것들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전 항상 웃는 모습이에요. 제가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취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병실 안에만 있어야 해서 답답할 때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걸 찾아보세요. 그림 그리기, 퍼즐 맞추기도 좋고 같은 병실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도 좋아요. 제게는 독서가 정말 큰 위안이 되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때만큼은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었고, 신화 속 영웅도, 동화 속 공주님도 될 수 있었거든요.

    퇴원하고 나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의 학교생활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유치원에서 이미 다 친해져 있어서 다가가기 힘들었고, 선생님께서는 저를 과보호하셨거든요. ‘아팠던 애라서 못 한다’는 시선을 받는 게 싫어서 공부, 미술, 체육 가릴 것 없이 다 열심히 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갔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과보호와 마스크를 쓴 모습에 의아해하던 친구들도 시간이 지나자 웃는 얼굴로 맞아주고, 다 한다고 ‘다 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도 제가 할 수 있다고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자 더 이상 저를 ‘특별대우’하지 않으셨어요. 여기에는 부모님의 도움도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님께서 초등학교 6년 내내 가정조사란에 ‘아팠던 애라고 제외시키지 마세요. 다른 아이들이 하는 건 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고 하시더라고요.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고, 미술부, 토론동아리, 학교 관현악부 등 특별활동도 하면서 제 학교생활은 한층 더 즐거워졌습니다. 그리고 2014년 12월, 제 7기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지금 저는 19살,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고등학교 3학년인 만큼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내일이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제게 주어진 오늘이 감사합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 주변 사람들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3년간의 입원생활이 제게 준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힘든 치료를 받고 있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거예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하죠. 비바람을 맞아 젖고 흔들리면서도 꽃은 결국 스스로를 아름답게 피워냅니다. 여러분도 지금의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분명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 거예요. 파이팅!

    완치자 이야기에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분은 재단으로 연락주세요. (cancer@kclf.org, 02-766-7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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