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할 때 어머니께서 카메라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장면을 담아보고자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원 동기의 소개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알게 되었고, 2012년부터 사진 찍는 재능을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만나는 소아암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은 아프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밝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내내 오히려 제가 더 좋은 에너지를 받아 참 행복했습니다. 또 소아암 어린이 홍보대사의 다양한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데, 본인의 힘든 치료 과정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아암 어린이 가족을 위해 2~3시간 동안 뜨거운 조명과 눈부신 플래시 앞에서도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참 대견스럽습니다. 그런 모습에 반해 5년 째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은 사진을 왜 찍을까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저에게 아름답고 의미 있는 순간은 바로 아이가 해맑게 웃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힘든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소아암 어린이의 웃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값진 장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순간을 프레임에 담을 수 있어 저는 가장 호화스러운 사진가입니다. 더불어 시간이 지나 소아암 어린이와 가족들이 제가 찍은 사진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고통의 시간’이 아닌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봅니다.
앞으로도 사진가로서의 저의 행복을 위해, 또 소아암 어린이 가족들의 힘든 시간이 아름답고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되기 위해 계속해서 사진을 찍을 것입니다. 해맑은 아이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하루빨리 완치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