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친구 다람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소아 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소아암 환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형극인데 대본에 맞춰 많은 시간 연습을 했어요. 유치원에 가서 직접 공연할 때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이해하고, 인형극에 집중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놀랍고 귀여웠던 기억이 나네요.
소아암 환아들의 형제, 자매가 참가하는 <형제캠프>. 전 두 번이나 자원봉사자로 참가했습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캠프를 즐길 거라 생각했지만 저 또한 완치자이기 때문에 치료기간 동안 저의 언니와 동생이 겪었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 캠프에 참여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지난여름 두 번째로 형제캠프에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보다 더욱 부담되었던 두 번째 캠프는 제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한 것도 좋았지만 더욱 좋았던 것은 다른 봉사자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완치자 활동가>를 하며 완치자 친구들과 함께 진로 탐색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첫 진단을 받은 이후 진로, 진학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고 어려운 시절도 많았습니다. 같은 어려움을 가진 친구들과 나의 성격에 맞는 진로를 찾고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소아암을 겪으며 생기는 많은 고민들은 주위에 아프지 않은 친구들과는 속 시원히 나눌 수 없어 혼자 고민하며 끙끙 앓는 경우가 많았는데 매주 완치자들과 만나면서 얘기도 잘 통했고,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한 해를 뿌듯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치료종결파티, 완치자로서 참가했던 자기성장 프로젝트. 모든 프로그램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정말 숨 가쁘게 살아온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나를 잊지 않고, 주위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자원봉사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보니 재단에서 약 240시간 자원봉사를 했더라구요. 저도 사실 좀 놀라웠고, 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자원봉사라고 하면 굉장히 거창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시간을 좀 낸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니 주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