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소식
재단의 모든 소식 및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나눔이야기
  • 힘들었지만 소중했던 시간들 - 준우 가족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7.07.25
  • 소식지093_준우6월, 우리 준우가 치료를 종결한 지 딱 1년이 됩니다.

    2014년 12월, 2살 된 준우 기저귀에 자꾸 피가 묻어 동네 소아과에 갔더니 ‘종양’ 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당황스럽고 놀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아이의 치료를 빨리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짐을 쌌습니다. 그렇게 준우의 암을 이겨내기 위한 저희 가족의 서울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의료진은 횡문근육종이란 진단을 내리면서 “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환자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준우처럼 어린 아이일수록 가족 모두가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전적으로 매달릴 때 희망이 더 커진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저와 가족 모두에게는 정말 큰 힘이자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달리면 정말 우리 준우가 나을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의 씨앗이 저에게도, 남편에게도 그리고 우리 큰 아들 준영이에게도 어느덧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2015년 2월, 첫 퇴원 후 저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남편과 저 모두 육아휴직을 결정하고, 신촌 우체국한사랑의집으로 향했습니다. 항암 치료가 시작되면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낮병동으로 향했고 치료가 끝나면 쇠약해진 준우의 몸을 살폈습니다. 준우의 몸이 좀 나아지면 한껏 밝아진 마음으로 저희 가족만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고 쉼터 근처 대학교 뒷길도 산책을 하고, 조금씩 공놀이와 줄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준우, 준영이 생일에는 쉼터 가족들과 함께 축하파티를 하고 케이크를 나눠 먹는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을 보냈습니다.

    긴 입원 생활, 쉼터 생활, 그리고 나중에는 원룸으로 생활 근거지를 옮기며 ‘정말 우리 준우가 치료를 끝낼 수 있을까?’하는 불안과 걱정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도 기쁜 일이 있으면 마음껏 기쁨을 누리고 쉼터의 다른 가족들, 입원실에 같이 입원한 가족들과도 웃고 울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오고가며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번은 봉사자들이 쉼터에 찾아와서 환경미화로 곳곳을 청소해 주고 방마다 벽에 멋진 별과 달 등의 스티커를 붙여주었습니다. 그 날 밤 준우, 준영이는 방 불을 끄자마자 빛나는 별과 달을 한참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준우는 계속 항암 중이었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힘든 시기였지만 저희 가족은 그렇게 기쁜 순간들을 그대로 즐기며 힘든 일들을 그렇게 잠시나마 접어두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16년 ‘치료 종결’이란 단어가 저희에게도 찾아왔습니다. 물론 치료 종결이라고 하여도 준우와 저희 가족에게는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은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암치료를 받았던 2년이라는 기간 동안 힘든 일이 있으면 그 힘듦을 나누고, 기뻐할 일이 있으면 또 함께 기뻐했듯이 저희 가족이 그 모든 일을 같이 짊어지면 또 앞으로 남은 큰 산들을 넘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저희는 각자의 마음 속 아픔과 기쁨을 모두 드러내는 방법을, 아프면 아프다고 울고 기쁘면 크게 미소 짓고 크게 웃는 방법을 우리 준우 덕분에 배운 듯합니다. 그것이 치료 종결로 이끌었고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한 끈으로 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해주었던 병원 교수님들, 간호사 선생님들, 그리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선생님들에게 이 글을 빌어서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말씀 전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2014년 횡문근육종을 진단받은 준우는 2016년 치료를 종결하였습니다.
댓글
닫기버튼

개인정보 수집 및 사용에 관한 동의
본 재단은 웹진(뉴스레터) 신청에 관하여 개인정보를 수집 및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 또는 조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4조에 의거 신청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신청자 본인에게 아래와 같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요청합니다.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 목적 · 웹진(뉴스레터) 발송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할
개인정보 항목
· 개인식별정보 : 성명, 연락처 등 고유식별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위 개인정보는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일로부터 위 이용목적을 위해 보유(사용)됩니다. 다만 기부자 본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원처리 및 사례관리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보유(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의를 거부할 권리와
거부에 관한 불이익
위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에 대하여 거부할 수 있으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웹진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수집(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