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소식
재단의 모든 소식 및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나눔이야기
  • 내 자신과 악수하기 - 이담희 완치자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8.02.06
  • 이담희저는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 재학 중인 이담희입니다. 현재 세브란스 완치자 모임 ‘기린아’에서 활동하고 있고, 대학생들과 팀을 꾸려 소아암 희망 팔찌를 만들어서 판매한 후 수익금을 소아암 환아들에게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옥스팜 트레일워커라는 100km 38시간 걷기대회에 소아암 경험자 친구와 함께 소아암 팀(팀명:뻔한칠드런)으로 참가했습니다. 또 병원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하며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병원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 백혈병 투병 과정을 겪었지만 지금은 그것을 극복했고, 현재 치료중이거나 치료종결 후에 지역사회로 나아가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소아암 경험자로서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웠고 저의 과거를 부정하고 싶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자원봉사를 하던 곳에서 소아암을 겪었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자신의 병력을 감추려 하지 않는 그 친구의 당당한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친구를 통해 또 다른 소아암 경험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 잘못된 생각들을 하나 둘 버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팠다는 이유로 남들과는 완전히 같은 삶을 살 수 없고, 여러 제약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포기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친구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보였고 과거의 병에 발 묶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자기 자신과 악수하는 법, 내 자신의 아픔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법을 조금 늦게 깨달았습니다. 치료 후에 소아암 관련 활동을 하지 않았고 또래 완치자들과의 교류가 없기도 했지만, 사실은 아팠던 제 자신을 잊어버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사는 게 꿈이었고, 굳이 과거를 남들에게 티내지 않으면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평범’이란 기준 또한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고 이는 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한 후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소아암을 앓았던 과거의 저와 화해한 지금은 ‘하필 왜 내가 아팠지?’라는 원망보다 제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들, 지인들에게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제가 누리는 행복을 다른 소아암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소아암 경험자들이 치료 후에 지역사회로 나와 적응하고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저 높이 있는 목표에 올라가는 계단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무슨 내용을 쓰면 좋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제 자신이 지금의 나를 만나기까지, 그리고 ‘내 자신과 악수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현재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친구들 모두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말고, 많은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힘겨운 암과의 전쟁을 이겨낼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소아암이라는 힘든 여정에 동행하며, 옆에서 가장 힘들었을 저희 엄마를 포함한 모든 어머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엄마라는 존재, 가족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절대 여기까지 못 왔을 길을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담희(1995년생)

      2000년 1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

      2003년 5월 치료 종결

      현재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재학

댓글
닫기버튼

개인정보 수집 및 사용에 관한 동의
본 재단은 웹진(뉴스레터) 신청에 관하여 개인정보를 수집 및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 또는 조회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4조에 의거 신청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신청자 본인에게 아래와 같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요청합니다.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 목적 · 웹진(뉴스레터) 발송
수집이용 및 제공(조회)할
개인정보 항목
· 개인식별정보 : 성명, 연락처 등 고유식별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위 개인정보는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일로부터 위 이용목적을 위해 보유(사용)됩니다. 다만 기부자 본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원처리 및 사례관리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보유(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의를 거부할 권리와
거부에 관한 불이익
위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에 대하여 거부할 수 있으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웹진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수집(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