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의 2004년 봄호 소식지 ‘소아암을 이긴 아이들’의 주인공 조정한씨가 2012년 2월, 결혼한다는 소식을 긴급 입수하였습니다. 반가운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새신랑과 새신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였습니다. 신혼집 청소를 하던 중,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준 풋풋한 새신랑과 새신부 함께 만나보실까요?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요?
정유니(이하, 정) :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나서 1년 정도 사귀었어요.
서로의 어느 부분에 매력을 느꼈나요?
조정한(이하, 조) : 남자를 세워줄 줄 아는 여자, 그리고 검소한 여자예요. 제가 뭐 짠돌이는 아니지만, 검소하다는 건 좋은 거잖아요?
정 : 정말 이해심이 많아요. 어떤 일에도 화를 내거나, 분을 내지 않아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기댈 수 있는 그런 남편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한씨가 딱 그런 사람이에요.
서로에 대한 애칭이 있나요?
조 : 저는 이 사람을 ‘정개구리’라고 하죠. 이 친구가 제 말의 반대로 하는 것을 즐겨서요.
정 : ‘얼캥이’라고 불러요. 얼굴이 커서 제가 놀리느라 지은 별명이에요.
어릴 적 정한씨가 아팠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요?
정 : 네, 알고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만나고 나서 보니 건강한 사람들보다 더 건강한 거예요. 자기 관리도 잘 하고…. 병이라는 게 있다가도 낫는 거고, 없다가도 생기는 건데, 만나면서 그 부분이 크게 생각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도 받고, 건강을 더 챙기니까 안심이 되기도 해요.
결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점이에요?
조 : 아, 지금 집 청소하다가 나왔는데, 가구배치가 정말 힘든 거 같아요. 작은 집에 가구, 살림살이들을 잘 배치해 좀 넓게 보이게 해야 하는데, 정말 어렵네요. 지금 또 인터뷰 끝나고 가서 고민해야 해요.
정 : 제가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7년째 일하고 있는데, 일하면서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정한씨가 많이 도와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서로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인가요?
조 : 결혼은 연애의 연장선!
정 : 맞춰가는 퍼즐 같은 거요? 이제 막 맞추기 시작한 거 같네요. 앞으로도 계속 잘 맞춰나가야겠죠.
어떤 가정을 꾸려나가기 원하나요?
조 : 상처를 주기 보다는 아껴주는 그런 가정이 됐으면 해요.
정 : 서로를 믿어주고, 자유로운 동행이 되는 그런 가정이 됐으면 해요.
자녀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조 : 한 4명은 낳아야 되지 않겠어요?
정 : 전 1명이요.
조 : 뭐 서로의 생각 합쳐서 반올림해서 3명 정도로 타협해야겠네요.^^
결혼해서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조 : 제가 자취를 오랫동안 해서 음식을 잘 해요. 이 친구에게 몇 번 해준 적이 있어요.
정 : 저는 음식을 잘 하지는 못하는데, 정한씨가 잘 해주겠죠? 제가 먹어본 것 중에는 정한씨가 이름 붙인 ‘만년설’이라는 음식이 제일 맛있었던 거 같아요. 볶음밥 위에 피자치즈를 얹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건데, 음…, 정말 만년설을 얹어 놓은 것 같은 생김새인데, 맛있어요.
치료 중인 어린이들에게 훈훈한 한마디 해주세요!
조 : 아픈 것, 그리고 아팠던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픔을 인생의 방해물로 생각하지 마세요! 늘 도전하고, 부딪치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정 :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것처럼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치료받았으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정말 풋풋하다’ 새신랑 새신부를 처음 본 느낌입니다. ‘정말 잘 어울린다.’인터뷰가 진행되면서 느낀 느낌입니다. 지금 모습 그대로, 행복한 가정 꾸려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다리세요! 아가 낳으면 또 갈 겁니다! 그 때도 지금처럼 인터뷰에 응해주실거죠?^^
소아암 어린이에게 애정을 갖고, 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정한씨에게 그리고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준 유니씨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두분의 결혼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완치자 이야기에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분은 연락 주세요.^^ (cancer@kclf.org, 02-766-7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