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동기나 계기가 있을까요?
미국에서 연수하던 시기에 지인이 괴한으로부터 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요. 그 사고를 계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지나쳤던 많은 일들이 평범한 일이 아니라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것,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 등등……. 그때부터 나도 누군가에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제가 건강하게 성인이 된 것처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재단에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실천하고 있는 나눔의 방법을 소개해 주세요.
우선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정기후원을 하고 있어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을 보면서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또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치료비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에도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학원 아이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이정민 후원자님은 독서논술학원을 운영하세요!). 아이들이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면 구슬을 주고, 이렇게 모아진 구슬은 연말에 돈으로 교환하여 재단으로 보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시큰둥하더니, 지난번 재단 소식지에 실린 자신의 이름을 보더니 재미있어하더라고요.
2년 전 후원자 초청행사에서 전해준 ‘나눔은 흥부의 박씨다’라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그 의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흥부는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친 제비의 다리를 치료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한 행동이었기에 더 큰 기쁨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작은 마음에서 시작한 나눔이 저에게 큰 행복으로 다가왔기에 ‘흥부의 박씨’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흥부의 박씨가 가져온 행복^^, 구체적으로 어떤 행복일까요?
어느 날 거동이 불편한 친구가 학원에 온 적이 있어요. 이 친구가 학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무 편견 없이 받아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참 대견했습니다. 분명 낯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놀랄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렇게 아무 편견 없이 그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예전 재단에서 발간한 교육동화 ‘꼬마오리 니버’와 ‘코딱지 외계인 무찌르기’로 진행한 수업 때문이었습니다. 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도울 수 있었던 거지요. 덕분에 그 친구도 학원에 금방 적응하게 되었고, 학부모님도 많이 기뻐하셨습니다. 저도 물론 좋은 선생님이 된 것 같아 행복했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선생으로서 가장 큰 행복이거든요. 나누지 않았다면 이런 좋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최소한의 인성은 경청과 공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나눔은 ‘공감’을 느끼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아픔을 공감하는 일을 어릴 때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어린이 나눔교육’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소식지 '희망미소' 2014년 가을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