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소아암 어린이 형제캠프 분과에서 완치자 봉사자로 활동한 장진영입니다.
올 초 재단 홈페이지에서 완치자 활동가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읽자마자 다른 완치자 친구들과 함께 신청하였습니다. 처음 형제캠프라는 말을 보곤 환아와 그 형제들이 함께 가는 캠프인 줄로 여겼는데, 그게 아니라 소아암 환자의 형제들만 가는 캠프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환자만 생각하지 형제까지 생각하리라곤 상상도 못 했기 때문입니다. 환자만이 아닌 형제들까지 생각하는 재단의 세심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5월 초, 첫 오프라인 회의를 시작으로 수많은 온라인 회의를 거치고 7월 말에 형제캠프에 참여하는 재단 선생님들과 함께 모의 진행을 한 후 수정을 거듭한 끝에 형제캠프 준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된 형제캠프!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처음 만나 어색한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자기소개를 할 수 있도록 완치자 활동가들은 신나는 게임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치료받는 소아암 환자들이 부모님과 주변의 관심을 모두 받는 사이, 한발 물러나 남몰래 상처받았을 아이들의 속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놀이를 하였습니다. 또 완치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마련했는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진지한 태도와 다양한 질문에 놀랐습니다. "소아암을 바로 낫게 하는 약은 없나요?", "우리 동생은 ~인데 살 확률이 얼마나 돼요?", "우리 언니가 구토를 많이 하는데 안 하게 할 수 없나요? 언니가 불쌍해요." 등등 코끝을 찡하게 하는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아픈 형제가 싫다거나 부모님께서 나를 싫어하시는 것 같다는 말을 한 아이들도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깊게 자리 잡은 마음의 상처들을 느낄 수 있었고 또 그런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둘째 날 소아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위한 소아암 교육 시간에 내용이 어려울법한데도 귀를 쫑긋하고 집중하여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또한 지치는 기색 없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이 형제캠프를 통해 그 무엇이 되었든 그동안 느꼈던 감정들을 모두 표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제들을 치유해주기 위해 참여한 캠프였지만 오히려 제가 더 치유 받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밝게 자라고 있었고 저마다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또 부모님 못지않게 아픈 형제들을 위한 걱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소아암 어린이 외에 다른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아이들에게 소아암에 걸린 형제, 자매의 상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고, 무엇보다 사랑과 관심을 많이 표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와 포옹 한 번이 아이에게 큰 힘이 될 테니까요.
형제캠프 ‘우리가 만드는 세상’을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그리고 캠프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한 재단 선생님들, 무엇보다 예쁘고 귀한 아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마지막 날 클레이 점토로 만든 오르골을 선물해준 친구! 정말 고마워요~
- 이 글은 소식지 '희망미소' 2014년 가을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