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캠프와 함께 한 나의 여름

처음 재단 선생님께 형제캠프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나 스텝 회의에서 의미나 취지를 들을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임했던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회의를 할 때에도 이 행사를 잘 기획하고 참가하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지 캠프에 오는 아이들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캠프 첫날 열심히 봐달라고 저에게 먼저 말 걸어주고, 장난치는 아이들 모습을 마주하면서 아팠을 때 제 동생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치료 받을 때에 동생들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워낙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의 저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표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놀아주고 싶고, 한마디라도 더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같이 농담도 하고, 밥도 먹고, 신나게 물놀이도 하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편지를 볼 땐 아이들만큼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부모님들이 전하는 미안함과 고마움, 사랑하는 마음이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우리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형제캠프는 아픈 아이로서의 제 입장에서만 기억되던 치료과정 속에 제 동생들도 함께 있었고, 동생들 역시 힘들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제가 치료받을 때 동생들에게 못했던 일을 해주는 거 같아 마음 한 구석이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형제캠프에서 보낸 시간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 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함께 한 모든 아이들이 정말 이번 캠프 조별 이름처럼 신나고, 기쁘고, 즐겁고, 예쁘게 지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