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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
  • 희망, 아름다운 우리 가족 - 한유진 가족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8.02.20
  • 한유진금요일 저녁, 아빠는 서울로 달려갑니다. 초겨울에 시작된 서울로 가는 아빠의 발걸음은 따뜻한 봄이 되어도 계속됩니다. 이유는 단 하나, 유진이의 얼굴이 보고 싶어 아빠는 그렇게도 열심히 서울로 달려갑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유진이와 만나는 날은 아빠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해지고, 항암치료로 힘들어 하는 날에는 아빠도 속으로 눈물을 훔칩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명 골육종. 유진이와 가족 모두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골육종과의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동생은 엄마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언제나 전화기너머에 누나와 함께 있습니다. 때로는 엄마가 보고 싶어 울기도 해보지만 아빠는 언제나 며칠 밤만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오늘밤도 아빠의 품속에서 그리운 엄마를 찾아봅니다.

    3살 터울의 언니는 유진이를 참 좋아합니다.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많이 울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날이면 동화책도 읽어주고 인형놀이도 합니다. 동생에게 양보하는 일이 더 많아졌고 배려심이 깊어졌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이 모습이 보기 좋다가도 일찍 철이 든 모습에 마음이 아픕니다. 유진이가 다시 건강해져서 언니도 또래의 아이들처럼 놀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유진이가 7년을 기른 머리를 잘랐습니다. 어색한 가발도 싫지만 날씨가 더워 거추장스럽게 느껴집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모두가 같은 머리스타일이라 괜찮았는데 병원을 나오니 부끄럽고 싫습니다. 아빠는 남의 시선은 중요치 않다며 유진이와 똑같은 머리스타일을 합니다.

    항암치료가 끝나고 그토록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처음으로 등교하던 날, 아빠와 엄마는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짧은 머리를 감추기 위해 모자를 쓰고 치마를 입어도 남자냐고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속상해 할 때도 있지만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어 좋다고 하는 유진이의 모습에 아빠, 엄마는 마음이 놓입니다. 수술 후 재활치료와 검사들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제법 의젓한 초등학생이 되어가고 있음에 감사를 느낍니다.

    얼마 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진이를 위한 여행이었지만 그 동안 고생한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한 여행이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진단 받았을 때만 해도 우리 가족에게 이런 시간이 또 오리라고 생각지 못했기에 더욱 더 큰 기쁨과 행복이었습니다.

    “아프고 나면 더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우리 가족은 유진이의 아픔과 치유 속에서 더 끈끈한 가족애와 사랑을 느꼈습니다. 아픔이 길었던 만큼 우리 가족 모두는 더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감사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간 유진이의 치료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관계자 여러분들의 사랑과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골육종 진단받은 한유진 어린이는 2016년 10월 치료종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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