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했던 제가 갑자기 암 진단을 받고, 치료 후 다시 사회로 나올 때 걱정이 앞섰습니다. 늘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힘든 치료과정을 버텨왔던 저지만 장애가 있는 다리를 가지고 사람들 앞에 나서고 생활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불편한 점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오른쪽 무릎을 잘 굽히지 못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 대부분의 체육활동은 불가능했고,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다리를 펼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것들을 못하며 사는 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우연히 책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어록을 봤습니다. “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들에 대한 나의 충고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또 장애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후회하지 말아라. 육체적으로 장애가 있더라고 정신적인 장애자가 되지 말아라.” 저는 이 어록에 깊은 감명과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루게릭병을 가지고 거동이 거의 불가능함에도 위대한 업적을 이룬 스티븐 호킹 박사도 있는데 고작 다리 하나 가지고 비관하고 있던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다리가 조금 불편함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음을 깨닫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였습니다.
대학교 진학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처음에는 투병 사실과 장애가 있는 것을 숨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장애를 인정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은 누군가 저의 불편한 다리에 대해 물어보면 숨김없이 말합니다. 물론 솔직히 말해서 저의 경험을 얘기한 후 사람들이 보이는 각기 다른 반응을 모두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에 대한 모든 사실을 인정하니 제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힘든 순간을 버티고 있는 여러분. 힘든 과정을 참고 견디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신다면 지금 그 힘든 시간도 버텨낼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팅!!
한승현(1997년생)
2011년 1월 골육종 진단
2012년 3월 치료종결
현재 단국대학교 기계공학과 재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