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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
  • [최단비 인터뷰] 아름다운 20代! 높이 비상하는 단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0.08.02

  • * 진단 그리고 치료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하, 재단): 처음 진단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요?


    최단비(이하, 단비):
    “허리에 종양이 있대...” 엄마는 무덤덤하게 말했어요. 처음에는 치료받는 걸 잘 몰랐어요. 그런데 항암 치료하고 머리를 빗으니까 자꾸 빠지는 거 있죠. 나중엔 자꾸 빠져서 엄마가 머리를 밀어주셨어요,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재단:
    치료받으면서 제일 힘든 일은 어떤 것이었어요?


    단비:
    치료과정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은 다 함께 있는데, 저만 외떨어져 있는 것이 힘들었어요. 많은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어요. 그래도 그때 연락하며 지냈던 몇몇은 지금까지도 제게 아주 소중한 친구들로 남아있어요.


    재단:
    진단과 치료,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 과정에서도 좋았던 점을 찾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단비:
    (주저없이) 엄마랑 24시간을 같이 있었던 거요. 엄마는 제가 어릴 때부터 직장생활을 하셔서 엄마랑 있는 시간이 늘 부족했어요. 그런데 치료를 받으면서는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엄마와 함께 했어요. 그 기억은 정말 행복해요.


    재단:
    치료를 받으면서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냈어요?


    단비:
    주로 게임을 했어요. 한때 유행했던 바람의 OO를 많이 했지요. 혼나기도 했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아픈 것도 잊게 되니까 많이 한 것 같아요.


    재단:
    (당시 단비, 정말 게임 많이 했습니다^^) 그럼, 지금은 어때요? 게임 많이 해요?


    단비:
    그 때 너무 많이 해서 질렸어요. 지금은 잘 안해요.


    재단:
    치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일까요?


    단비:
    (머뭇거리며) 엄마는 매일 병원성당에 가셨어요. 저더러 같이 가자고 했지만, 저는 안갔어요. 별로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한창 치료 중일 때였던 것 같아요. 한번은 엄마를 찾으러 성당에 갔어요. 그리고 기도하고 있는 엄마 옆에 앉았어요. 갑자기 눈물이 너무 많이 났어요. (잠시 단비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엄마한테 말했어요. 너무 너무 억울하다고. 왜 내가 이렇게 됐는지 억울하다고 했어요. 그 때 엄마는 ‘네게 하느님이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하는 거야’라고 말하셨어요.


    재단:
    그 말씀에 공감이 갔었나요? 그때 말씀하신 ‘더 좋은 것’을 받으셨나요?


    단비:
    아니요, 그리고 아직 모르겠어요... 그런데 엄마의 그 말이 잊혀지지 않아요.(단비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재단:
    어떤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어머님의 말씀이 앞으로도 인생의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소중하고,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일 거라고 생각해요.


     


    * 복학, 학교생활


    재단:
    한 학년을 낮춰서 복학했다고 들었는데, 학교생활 적응하기는 어땠나요?

    단비: 처음에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검정고시 보겠다고 했죠. 나름 강경하게 엄마에게 말했어요. 동생들하고 같이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게 싫었어요. 그리고 친구들은 모두 윗반에 있는데 저만 낙오된 느낌, 그런 것들이 싫었어요. 그런데 엄마는 제가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셨어요. 계속해서 저를 설득하셨죠. ‘학교는 공부만 배우는 곳이 아니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네가 친구를 사귀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배우고 체득하는 곳이다’라고 말씀하셨죠. 결국 엄마가 이기셨어요. 그런데 학교에 갔더니 제 친구의 동생이 저랑 같은 반이 된 거 있죠,(웃음 ^^*) 그러나 제가 상상했던 것만큼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어요. 별것 아니더라구요.


    * 엄마와 단비


    재단:
    치료 중 기억나는 엄마의 모습은 어떤 거예요?

    단비: 제가 기억하는 엄마는 ‘항상 씩씩한 모습,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었어요. 엄마는 그 와중에도 주변 사람들을 챙기셨어요. 병원에서 어린 아이들 침대 주변, 쓰레기통을 치워주기도 하고, 쉼터에서는 청소며, 빨래며, 식사며 다른 사람들 것을 다 챙겨주셨죠. (실제로 단비 어머님이 쉼터에 계실 때는 유난히 모든 분들이 한 가족처럼 따뜻하고 평안하게 지내셨답니다)


    재단:
    우리도 기억나는 단비 어머님 모습이 있어요. 재단에서 봄소풍으로 놀이동산에 갔었어요. 그때 단비도 치료중이어서 걷는 것도 불편하고, 체력도 좋은 편은 아니었지요. 소풍을 힘들게 마치고 차에서 내리는데, 단비 어머님이 다른 아픈 어린이를 안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가방을 단비에게 맡겼지요. 그랬더니 그렇게 씩씩하던 단비가 눈물을 글썽이며 한마디 했죠. ‘나도 힘들단 말이야!’ 그때 어머님께서 ‘그래도 너는 걸을 수 있잖아, 엄마랑 네가 같이 도와줘야지. 가방 들어!’라고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때 단비, 울면서 들고 가더군요. (단비야! 미안해! 우리도 짐이 많아서 도저히 들어줄 수 없었단다*^^*)기억나요?

    단비: (웃음) 그랬나요? 치료 받으면서 엄마한테 많이 혼났어요. 밥 안 먹는다고 혼나고, 게임한다고 혼나고, 혼나고 꽁하고 있으면 더 혼나고... 제가 얼마나 많이 혼났는지 알겠죠?(웃음) 하지만 엄마랑 저는 ‘뒤끝’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 현재 그리고 미래


    재단:
    특별한 자격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자격증인가요?


    단비:
    네~ 바로 미용사자격증이에요. 학교를 다니면서 취미삼아 학원에서 취득했어요. 올해 여름엔 미용대회에서 동상도 받았어요. 대학에 가면 메이크업 자격도 취득하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간호과에 가고 싶기도 해요. 아프고 나서 간호사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착하고, 예쁘고, 친절한 간호사가 되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재단:
    다시 이제 단비에게 마지막으로 질문할게요. 음~ 예전에 담비가 아이디를 백수단비로 했다면, 지금은 어떤 아이디로 활동을 하고픈지 궁금해요.


    단비:
    글쎄요. 어려운데요. 저 대신 하나 지어주세요.


    재단:
    (잠시 생각) 멋진 것으로 불러 드릴께요. 아름다운 20代! 높이 비상하는 단비! 어때요?

     

    단비: 네~~.

    재단: 앞으로 비상하는 단비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나누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치료 이야기, 엄마와의 이야기를 풀어준 단비는 벅찬 마음에 여러 번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방울을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인터뷰 내내 어머님의 지혜와 모녀의 사랑과 신뢰로 어려운 과정들을 하나하나 헤쳐 나갔음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비에게 백수단비, 그리고 이제 미래로 비상하는 단비에게, 그리고 곁에서 밝은 등대가 되어주셨던 어머님께 힘찬 박수를 보내며, 희망릴레이의 바통을 다음호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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