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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
  •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2014.03.18


  • 2012년 겨울,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앞두고 집에서 온갖 생각이 들던 그 때 문득 ‘백혈병’ 하면 떠오르는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와 같은 병을 겪는 아이들은 한창 뛰어놀고 어리광 부려야 할 때에 얼마나 힘들게 치료받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재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치료가 끝나면 꼭 아이들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희망을 주자라고 다짐했습니다. 다행히 치료가 무사히 끝났고 몸이 좋아질 즈음해서 공작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첫 수업을 하는 날, ‘아이들이 힘없이 있진 않을까? 내가 준비한 수업이 아이들에게 맞는 수업일까?’ 등등 걱정 가득했던 저에게 아이들은 먼저 다가와 주었습니다. ‘선생님은 총각이에요?’, ‘선생님은 음식 뭐 좋아해요?’ 등 예상치 못한 질문들과 빛나는 눈빛으로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에 제 걱정은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이후 4개월간 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정말 기분 좋은 추억들이 많았습니다. 다리가 아픈 아이를 2층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안고 올라갈 때 아이가 무겁지 않느냐며 웃을 때, 비즈공예 시간에 선생님을 위해 팔찌를 만들었다며 건네줄 때, 쉼터 어머님께서 감사하다며 호두과자를 주셨을 때... 마치 공작수업이 아이들을 위해 제가 수업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제가 힐링받는 시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성인과 아이들의 차이는 마음가짐 혹은 자세에 있는 것 같습니다. 성인은 병을 겪게 되면 절망에 빠져 마음의 문을 닫거나 혼자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자기 과신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아이들은 마치 치료를 지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며 주위의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힘없던 아이들도 수업을 진행하며 장난도 걸어보고 말도 많이 하다보면 금세 밝은 웃음을 되찾곤 합니다. 쉼터 선생님께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재잘대고, 수업 때 만든 것을 어머님께 자랑하고, 같이 있지 못하는 아버지께 보여드리기 위해 사진 찍는 아이들을 보면 저보다 훨씬 성숙한 사람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고난과 역경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없으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저는 스키장 리프트에서 떨어진 적도 있었고,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적도 있었으며 큰 병도 앓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련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저는 없었을 것이고 지금처럼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지내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건네줄 수도, 아픔을 함께 나눌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몰랐을 것입니다. 골수 기증자, 헌혈자 등 타인을 위해 선뜻 자신을 희생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을 나누고자 시작한 봉사활동은 제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를 성장시켜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은 늘 긍정적으로 웃자는 생각을 저에게 심어주었고 아이들의 관점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봉사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만 뜻 있는 것임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재단에 이 글을 빌어 감사를 드리며, 글을 읽는 부모님,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소식지 '희망미소' 2014년 봄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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