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자 서유나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완치자이자, 현재 영어선생님이 되기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23살 대학생 서유나라고 합니다. 요 사진은 풋풋했던 대학교 1학년때 사진이네요..^^;
어느덧 치료를 종결한지 5년정도가 지났습니다. 5년정도면 꽤 긴 시간이지만, 돌이켜보면 여전히 뭉클뭉클한 날들이지요. 중3 때 발병했으니, 그땐 전 한창 사춘기소녀였어요. 나름 새학기의 풋풋한 설렘을 안고 멋도 부리고 친구들과 놀러다니고픈 나이였죠. 백혈병? 내가 아는 거라곤 마냥 크고 무서운 병이라는 것밖엔 없었어요. 그래도 다 낫게 해주겠다던 의사선생님의 약속과 내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마냥 울고불고 좌절할 순 없었어요. 굳이 영화나 드라마 속의 백혈병 주인공들처럼 세상 다 끝난 듯 우울해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저는 머지않아 난 다 나을 것이며, 다시 예전의 나로 혹은 더 나아진 나로 당당하고 멋있게 돌아갈거라는 믿음과 함께 힘든 여정을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마음먹은만큼 항상 굳건할 순 없었어요. 몸도 마음도 너무 아프고 힘드니까 지금 이러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만 느껴질때도 많았고, 괜히 부모님께 되지도 않는 투정을 부릴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같은 병실의 나보다 훨씬 어린 저 친구들도 저렇게 잘 버티는데, 내가 약먹고 주사맞기 싫다고 무작정 징징대는건 가당치도 않았고 나보다 더 힘드신 부모님께 죄송했기때문에, 매 순간 그렇게 약해지는 제 자신과 싸울 수 밖에 없었어요.
결국 저는 그 과정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초라해진 모습으로 고등학교를 가야하는지, 아니면 당장은 편할 검정고시를 선택해야하는지에 대한 갈림길에 놓였을때도 피하지 않고 결국 내가 그토록 원했던 학교를 선택했고, 지금 이렇게 내가 원하는 길목에서 내가 하고싶은 공부도 하고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가며 매일매일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결코 짧지 않았던 그 힘든 순간들은 분명 많은 분들께 걱정을 안겨주고 내 자신도 고통스웠던 날들이지만, 저는 이를 내 인생의 나만의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깨달았고, 어떤 어려움이 내게 또다시 닥쳐온다 해도 또 다시 이렇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긍정적인 내면의 힘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상황과 선택들은 결국 좀 더 나은 나를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마냥 불행하고 힘들지만은 않겠죠?
저는 아픈친구들이 자신을 응원하고 사랑해주는 분들, 먼발치서 용기와 희망을 보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그 순간을 꼭 잘 이겨내 주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많이 힘들고, 서럽고, 때로는 내 자신이 가장 불행하게 느껴지겠지만, 이것 또한 곧 지나갈 것이며,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잃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게 되면, 그 어디에서건 희망은 스스로 구하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모두 화이팅!!! :-)
20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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